초등학생 두 명이 있는 4인 가족을 위한 햄버그·우동전골·뷔페

아이 둘과 여행하다 보면 식당을 고르는 일이 생각보다 길어진다. 한 명은 고기가 먹고 싶고, 다른 한 명은 익숙한 음식부터 찾는다. 어른도 교토에 온 기분을 조금은 느끼고 싶은데, 네 사람의 입맛을 메뉴 하나에 맞추려니 쉽게 결정하기 어렵다.
그럴 때 나는 한 가지 메뉴로 모두를 설득하기보다, 그날 가장 먹고 싶은 음식부터 정한다. 익숙한 햄버그가 당기는 날, 따뜻한 국물과 면을 먹고 싶은 날, 각자 다른 접시를 고르고 싶은 날. 교토역 가까이에서 고를 수 있는 세 곳의 식사는 서로 다른 방식으로 마음에 남았다.
르 탕 (ル・タン · Le Temps)
먹고 싶은 것이 달라도, 각자 고른 접시를 앞에 두고 함께 식사하기 좋은 호텔 뷔페.

한 가지 메뉴에 네 사람의 입맛을 맞추지 않아도
내가 마음에 들었던 건 먹는 취향이 달라도 선택할 여지가 있다는 점이었다. 초밥 쪽이 끌리면 그쪽으로, 고기가 먹고 싶으면 로스트비프 쪽으로 움직였다. 해산물 요리의 선택 폭도 넓었고 유바나 나마후 같은 일본식 음식도 있어, 익숙한 것만 먹다가 작은 접시로 다른 맛을 곁들이는 재미가 있었다.
아이에게는 피자와 튀김, 수프처럼 먼저 손이 가는 음식이 있었다. 먹을 것을 스스로 고르는 일이 즐거웠는지 아이스크림과 디저트까지 관심이 이어졌다. 어른이 먹고 싶은 음식과 아이가 편하게 먹는 음식 중 하나를 포기하지 않아도 되는 식사가 좋았다.

초밥 앞에서는 고르는 시간도 식사의 일부였다
초밥은 먹고 싶은 생선을 가리키면 눈앞에서 쥐어 주는 방식이었다. 참치와 연어처럼 익숙한 것부터 보고, 평소 자주 먹지 않던 생선에도 눈이 갔다. 붉은 식초를 쓴 샤리와 도톰한 생선이 어울려, 뷔페에서 가볍게 집어 오는 한 점보다 초밥을 따로 먹는 기분이 더 가까웠다.
배가 차기 시작할 무렵에는 밥 양을 줄여 주는 세심함도 반가웠다. 다만 밥을 작게 부탁해도 한 점이 제법 크게 느껴진 경험도 있었다. 초밥을 좋아한다고 처음부터 많이 담기보다는, 원하는 것을 조금씩 골라 먹는 쪽이 내게 잘 맞았다.
고기는 부드럽게, 한 접시는 조금씩
고기 쪽에서는 눈앞에서 잘라 주는 로스트비프가 기억에 남았다. 부드러운 로스트비프가 좋았고, 비프스튜는 고기가 입안에서 풀어질 만큼 푹 익어 있었다. 비슷한 고기 요리여도 잘라 낸 고기의 부드러움과 푹 끓인 고기의 식감이 다르게 남았다.
나는 첫 접시부터 많이 채우기보다 조금씩 맛보고 마음에 든 것을 다시 가져오는 편이 좋았다. 로스트비프는 지방이 넉넉한 부분이 좋기도 했지만, 기름진 고기를 좋아하지 않으면 취향이 갈릴 만했다. 고기만 이어 먹기보다 일본식 곁들임을 함께 고르는 흐름이 편했다.

접시가 바뀌는 동안에도 식탁은 편안하게
아이와 함께 앉아 있으니 음식만큼 고마웠던 건 식탁을 살펴 주는 응대였다. 다 먹은 접시를 매끄럽게 치워 주어 테이블이 어수선하게 쌓이지 않았고, 요리가 무엇인지 모를 때도 셰프가 편하게 설명해 주었다. 공간은 넓었고, 북적이는 분위기 속에서도 이런 작은 도움 덕분에 식사에 집중하기 좋았다.
디저트까지 느긋하게 즐기고 싶었지만, 모든 코너의 흐름이 같지는 않았다. 크레프를 기다리는 줄이 길거나 기대했던 케이크가 다시 채워지지 않아 아쉬운 때도 있었다. 내게는 디저트 종류만 보고 고르기보다, 초밥과 고기까지 식사 전체를 즐기고 싶은 날에 더 잘 맞는 곳이었다.

위치 교토역 직결 · 호텔 그란비아 교토 2층
JR 교토역 중앙 개찰구 오른쪽에서 도보 약 1분
교토부 교토시 시모교구 가라스마도리 시오코지사가루, JR 교토역 중앙출구 · 지도에서 찾기
동양정 도요테이 포르타점 (グリルキャピタル東洋亭 ポルタ店)
호일을 여는 재미와 부드러운 햄버그, 토마토와 감자까지 함께 즐기는 한 끼.
호일을 여는 순간, 익숙한 햄버그가 조금 특별해졌다
아이의 저녁 선택이 햄버그인 날에는 익숙한 메뉴가 반가웠다. 부풀어 오른 호일을 열면 뜨거운 햄버그와 진한 소스가 나타났다. 부드러운 햄버그는 먹기 편했고, 호일을 여는 모습에 아이도 좋아했다. 평소 일본식 반찬이 썩 내키지 않던 아이에게도 이 한 접시는 반가운 선택이었다.
내게는 햄버그 위의 진한 비프스튜도 좋았다. 푹 익은 고기가 부드럽게 풀어지고 소스 맛이 넉넉해, 밥과 함께 먹어도 빵을 곁들여도 식사의 중심이 분명했다. 단순히 아이가 아는 음식이라는 이유를 넘어, 어른도 소스와 고기를 즐길 수 있는 점이 마음에 들었다.

햄버그만큼 기억에 남은 토마토와 감자
통째로 나온 차가운 토마토는 보기부터 눈길을 끌었다. 드레싱이 토마토 맛을 살려 주었고, 햄버그의 진한 소스와는 다른 쪽으로 입맛을 당겼다. 토마토가 달고 맛있어 메인 요리만 기다리는 시간이 아깝지 않았다.
옆에 놓인 큰 베이크드포테이토도 빠뜨리기 아쉬웠다. 화려한 맛보다 감자와 버터의 소박한 맛이 좋았다. 따뜻하고 크리미한 버섯 수프를 아이도 좋아했다. 수프와 감자튀김을 가족과 나누어 먹을 때도 맛이 좋아, 내게는 햄버그 바깥의 곁들임까지 반가운 곳이었다.

여유가 있는 날에 더 맛있게 먹고 싶은 식사
맛있는 햄버그를 먹는 일과 바로 자리에 앉는 일은 별개였다. 주말 점심에 여러 명이 함께 앉을 자리를 기다리느라 한 시간 넘게 걸린 경험도 있었다. 발권한 순서표의 QR코드로 앞에 몇 팀이 남았는지 확인할 수 있어, 기다리는 흐름을 가늠할 수 있었던 점은 편했다.
마지막에는 단단한 옛날식 푸딩이 좋았다. 달면서도 쌉싸래한 캐러멜 맛이 식사의 끝을 또렷하게 잡아 주었다. 아이가 좋아하는 햄버그를 중심에 놓되 곧바로 다음 일정으로 뛰어가야 하는 날보다는, 기다림과 디저트까지 생각할 여유가 있는 날에 고르고 싶다.

위치 교토역 지하상가 포르타
JR 교토역에서 도보 약 1분
교토부 교토시 시모교구, 교토역 앞 지하상가 포르타 · 지도에서 찾기
미미우 교토 이세탄점 (美々卯 京都伊勢丹店)
국물에 우동과 여러 재료를 끓여 먹으며 따뜻한 한 끼를 즐기는 곳.

국물부터 먹게 되는 따뜻한 우동전골
우동스키에서 먼저 마음에 남은 것은 국물이었다. 맑고 고운 빛의 육수를 냄비에 부으면 향이 올라왔고, 새우와 여러 재료의 맛이 어우러진 국물은 끝까지 먹고 싶었다. 아이도 우동스키의 국물을 잘 먹어, 함께 먹는 식사에서 반가운 메뉴였다.
두부 껍질인 유바와 닭고기, 채소 같은 재료를 골라 먹는 재미도 있었다. 재료를 넣고 끓인 뒤에는 처음과 다른 맛이 국물에 더해졌다. 나는 건더기만큼 마지막에 남은 국물도 좋았고, 그대로 먹다가 산초를 곁들여 다른 맛으로 즐기기도 했다.

우동은 마무리가 아니라 식사의 중심이었다
전골 뒤에 우동을 조금 넣어 마무리하는 식사를 생각했다면 인상이 달랐을 것 같다. 우동이 넉넉해서 면 자체가 식사의 중심에 가까웠고, 먹고 나니 제법 배가 찼다. 내게는 부드러운 쪽의 우동이라 좋았지만, 단단한 면발을 기대한다면 취향이 갈릴 수 있겠다.
부드러운 닭고기와 조개, 새우, 채소에 유바와 밀기울 음식인 후까지 더해져 건더기도 다양했다. 여러 약미 가운데 레몬과 매콤한 무즙을 곁들이는 맛도 좋았다. 면과 국물만으로 단조롭게 끝나지 않고, 재료와 곁들이는 맛을 바꾸며 먹을 수 있는 점이 마음에 들었다.

바삭한 튀김까지 곁들이고 싶은 날에는
튀김이 더 당기는 날에는 유바와 채소튀김을 올린 덮밥에 따뜻한 소바를 곁들이는 식사도 좋았다. 갓 튀긴 튀김은 뜨겁고 바삭했고, 소바에도 유바가 올라가 있어 같은 재료를 다른 조리법으로 맛보는 즐거움이 있었다. 전골을 중심에 놓고 회와 튀김모둠을 함께 먹는 구성도 맛있었다.
다만 따뜻한 소바가 다른 요리와 한꺼번에 나오면 조금 아쉬웠다. 면은 나오자마자 따뜻할 때 먹고 싶어, 요리가 시간차를 두고 나오면 더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전골 하나만 생각하기보다 면과 튀김을 어떻게 즐기고 싶은지부터 고르면 내 취향에 더 가까운 식사가 되겠다.

위치 교토역 직결 · JR 교토 이세탄 11층
교토부 교토시 시모교구 가라스마도리 시오코지사가루 히가시시오코지초 901 · 지도에서 찾기
아이가 익숙한 햄버그를 먹고 싶은 날에는 동양정 도요테이를, 따뜻한 국물과 면을 중심에 놓고 싶은 날에는 미미우를 생각하겠다. 네 사람의 취향이 서로 달라 한 메뉴로 모으기 어렵다면 르 탕처럼 각자 접시를 고르는 식사도 좋다. 같은 가족 여행이어도 그날 먹고 싶은 것과 기다릴 수 있는 여유가 다르니, 그 차이부터 정하면 한 끼를 고르는 일이 조금 가벼워진다.